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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60808_ 직관 후기 (리그 22R, vs. 울산)

ruru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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금요일. 사랑니를 마저 뽑아버렸다. 밤이 되도록 피는 멈추지 않고, 밤새 목구멍으로 핏덩이가 왈칵왈칵 넘나든다. 치통으로 뒤척이는 불면의 밤. 그러면서도 내 걱정이라 할 것은 그저 다가올 경기에서 많은 개선이 있길, 그리하여 나를 포함한 많은 포항팬들이 애정하던 한 선수의 은퇴식이 환호 속에서 마무리되길 바랄 따름이었다.

 

 

그리고 경기가 끝난 뒤, 나는 피가 나는 잇몸을 부여잡은채 글을 쓴다. 잇몸 상태만 아니었더라면, 최소한 버막을 두 눈으로 담고 왔었겠다는 생각. 너무나도 애정하고 사랑하던 한 선수의 은퇴식에, 더비전에서 진짜 개X같이 쳐발리는 건 너무 비참한 일인 것이다.

 

 

20260808_215031.jpg

   (진짜로... 뭐하냐? 또 우리만 간절하지?)

 

 

 

(전반)

- 쓰리백? 진시우? 진짜 징하다...만, 그래도 나름 기?동력 신경쓴건지 젊?은 스쿼드를 들고 오셨군요. 그치만 더비전에선 일단 이기는 게 장땡인데다, 그간엔 울산이 죽창에 약했다는 걸 노린걸까? 그런 생각으로 일단은.. 일단은 지켜보기로 했다.

- 그럼에도 냉정하게 전반 내리 처맞은 게 아닌가 싶은데. 진짜로 오른쪽 파괴력 처참하다 서웅아.... 메짤라 롤인 거 같은데 이게 맞니? 하기사 다들 발도 안 맞는 와중에 상대 쓰리백을 뚫어낼 날카로움은 그 누구에게도 없긴 했더라만.
- 아이고 시발 성민쟝 아니었음 몇 골인거냐? 이거 예전 현무 스틸러스 시절 그 수비 보는 느낌인데? 슈팅 내주는 건 기정사실이고, 턴오버는 뒤지게 많이 나네. 공을 가지고 있으면 제발 좀 올라가달라고 3년은 떠드는 거 같다. 하기사 그게 됐으면 내가 이렇게 열받을 일도 없었겠지.  
- 시우시 그런 카드는 진짜... 오늘도 뒷공간을 털리긴 하더라만, 그나마 조금은 정신줄 잡고는 뛰는 것 같구나. 그럼에도 자꾸 불안하게 쳐다보게 되는 건 어쩔 수가 없다.
- 그나마 중원에서 에너지레벨 싸움이 괜찮았다는 위안을 가지고서 인내심 있게 경기를 봤지만... 결국 동진이랑 호진이의 전진 말고는 볼 게 없었다. 진짜로. 볼 게 없었어. 서포터즈들이 매 경기마다 제 돈 내고, 제 시간 써가면서 응원팀 처맞는 걸 즐기는 피가학에 눈 뜬 변태적인 인간들이라고 생각하는거냐? 그게 아니고서야... 아오 시발

 

 

(후반)

- 이 글에 은퇴식 관련 얘기는 담고 싶지 않다. 아름다운 추억과 개같은 현실은 구분하고 싶어.

- 후반이 되니 어김없이 되살아난 에너지레벨. 그리고 한 골 들어가나 싶었으나 골대가 현대제철 산인 것 같군요. 사실 그게 들어갔으면 또 그럭저럭 어떻게 경기가 굴러가긴 했겠더라만... 이 15~20분 정도의 시간이 사람들 머릿속에 남지 않았던 건 결국엔 그놈의 교체 때문이었다.

- 이제는 교체가 들어오면 '쟤는 대체 어디서 뛰게 될까'를 퍼즐 맞추기하는 기분이 된다. 트란-서웅이 나가는데 왜 상혁 다음 성용이 들어옴? 뭐야 진짜 무슨 생각인거지? 왜 여기서 트랜지스터를? 투톱으로 변환하고 라인 더 올리는건가? 그럼 뭐야 동진이 한 칸 올려서 쓰나? 뭐 그런 생각하고 있는데, 귀신같이 용성기의 파울 이후 개같이 실점. 그리고 부랴부랴 단행된 교체 직후 또다시 실점. 감독 OUT을 외치지 않을 수가 없는 부분은 여기서 나온다. 뭔 생각이야?

- 제일 사람들 빡치게 만든 건, 팀적으로 거세당한 전진성 덕분인지 2:0인데도 불구하고 공 한 번 제대로 못 붙여보는 답답스러운 게임 접근 방식이 가장 큰 것 같다. 올 시즌 홈에서 나온 네 골이 모두 독일 가버린 호재의 몫이었으며, 이 중 필드에서 우리의 공격 전개로 만들어낸 건 한 차례도 없다는.. 그런 이야기를 볼 때마다 진짜 기억이 없긴 하다. 공격 전개 맛도리로 들어간 게 언제였지? 안양전 3:2 역전승이 진짜 독이 됐나? 상태가 심각한 광주전까지 이긴 뒤로, 제주 상대 후반전부터 답이 안 나오는 경기만 거듭되고 있는데.

  이제 포백이니 쓰리백이니 하는 그런 얘기는 너무나 부차적인 수준에 다다랐다. 게임 플랜은 엉성하고, 서로 패스도 안 맞는데 동선까지 겹쳐서 부딪치고, 지고 있어도 템포는 올라오지 않고, 상대에게 에너지레벨은 죄다 밀리는 그런 양상. 몇몇 선수들은 죽어라고 뛰기는 하는데, 그게 차이를 만들어내냐고하면 글쎄올시다? 이러고 다음 광주전-진주전 어찌저찌 이기면(사실 지금 상태라면 그마저도 쉽지는 않아보인다만) 또 인터뷰로 '팀이 다시 반등할 계기를 마련했다' 이러는 거 볼 생각하니 벌써 억장이 무너지는 느낌이거든요.

- 오늘은 농담 거르고 필드 위에서 공격 전개 때마다 사람 숫자 세봤거든? 전반전에는 셋이 공격하고, 후반전 초반엔 여섯은 가담하다가, 줘터진 이후엔 다시 그 숫자가 줄어들데? 이기고 싶어서 경기를 하는거야, 아니면 지지 않으려고 경기를 하는거야? 대한민국 프로축구의 성지니 어쩌니 씨발거 홈에서 골 못 넣은지가 360분이 지나가고 있는데 성지고 나발이고 언제까지 목소리 터져라 응원해달라고 얘기하는거야? 연패는 할 수 있다고 쳐도, 과정이 지난할 수는 있다고 쳐도, 진짜 간절하게 승리를 향해 달려달라는 그거 하나면 우리가 뭐 '에이 못차는 놈 ㅉㅉ'하고 욕을 박디?

  경기 끝나자마자 서포터들이 준비한 것처럼 걸개를 꺼내들더라. 나는 이것도 개소름이었다. 다들 시발 알고 있었다는 거잖아. 최근의 경기력이면 지는 게 정배라는 거. 그래도 저 양반들은 N석에서 나오는 불만 신경 안 쓰고 계속 콜리딩했잖아. 하다못해 회사에서도 일처리 등신같이 하면 욕을 먹는 게 세상사인데, Football Club의 소속원들이 축구에서 성과를 못내면 비난도 감수하는 게 그렇게 이상한가? 그건 구단이 해야 할 일이라고? 그럼 최소한 납득이 갈 정도로 갈망하는 모습을 보여주던가. 이것도 내가 축알못이라서 선수들이 느끼는 그런 감정은 헤아리지 못하는 그런 상황인거냐? 여태 '정신차려' 콜 안 나온 것만 하더라도 솔직히 우리가 말도 안 되게 유하게 대한 게 맞지 않냐?

 

 

 

 

...오늘 11,000명이 왔다. 그리고 감독님 인터뷰에서 본인 책임을 얘기하는 걸 본 기억이 너무 오래되었다. 덕장이라는 이미지는 가지고 있었지만, 솔직히 지금 보여주는 모습은 그마저도 내 착각인가 싶다. 11위와 4점차. 가뜩이나 후반기엔 아챔도 있는데 이 상태로는 진짜 의미가 있을지 걱정만 한가득이다. OUT을 얘기하는 내가 아주 이상한 건 아닌 거 같은데. 다들 어떻게 생각하시는지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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